살다 보면 마음 한 켠에 묻어두었던 기억이 다시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저는 요즘, 한 통의 전화로 그런 시간을 겪고 있어요.
법적으로는 이미 남남이 된 전 시아버지.
그분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청소업체를 통해 전해 들었습니다.
마지막까지 그분의 휴대폰에 저장돼 있던 두 연락처 중 하나가 '며느리'… 그러니까 바로 저였다는 사실에 마음이 참 복잡하더군요.
예전에는 그분과 참 많은 시간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어색하기도 했지만, 혼자 사시던 시아버님과 마음을 나눈 시간은
저에게 인생에서 가장 묵직하고 깊이 남는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그분은 항상 저를 ‘딸보다 낫다’며 따뜻하게 대해주셨고,
말이 불편하신 와중에도 미안하다는 말을 빼놓지 않으셨어요.
편마비가 와서도 매번 현관 앞까지 배웅해주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지금은 모두 지나간 시간이지만,
그 흔적이 사라지지 않도록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 마음 하나로 그분이 남긴 마지막 흔적을 마주하러 가보려 합니다.
요즘 저처럼 ‘과거의 인연’에 대해 고민하거나,
‘돌봄’이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이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셔도 좋을 것 같아 조심스럽게 남겨봅니다.
삶은 언제나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지만,
그 안에 담긴 진심과 기억은 오래 남는 것 같습니다.
혹시 이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제가 영상으로 담아둔 기록도 있으니 참고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